盧대통령 “기업에 우는 소리도 좀 하겠다”

  • 입력 2006년 1월 5일 03시 05분


‘2006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국내 각계 대표, 주한 외교 사절, 외국 기업인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권양숙 여사, 노 대통령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왼쪽부터)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석동률 기자
‘2006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국내 각계 대표, 주한 외교 사절, 외국 기업인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권양숙 여사, 노 대통령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왼쪽부터)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일 “이제 (경제가) 궤도에 들어가면서 (기업인들에게) 걱정스러운 얘기도 좀 드리고 우는 소리도 좀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다니면서 도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리는 일이 더 많아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기업인들이 복지 등 다른 부분에도 기업이 기여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어 “시장에서 소득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소비를 활발하게 해낼 수 있는 산업경제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수요가 일어나는 데 제일 중요한 부분은 궁극적으로 소비”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 진작과 소득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 “정부의 재정 개입에 의한 재분배 부분도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함부로 손댈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아니다”며 “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대통령과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공동체 유지를 위해 사회보험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경쟁력을 감당하는 수준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이 같은 마음 씀씀이를 갖고 가는 것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해나가는 비결”이라며 “그렇다고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로 가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이 인사말 도중 “주가가 자꾸 올라가려고 들썩거리는 것을 보니까 좋은 것 같다. 비결이 뭐냐. 제가 정치를 잘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한 뒤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자 “‘썰렁 개그’인데 박수까지 쳐 줘서 고맙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엔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한덕수(韓悳洙)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 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던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오전 불참을 통보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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