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여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전격 내정하자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5일로 예정된 청와대 저녁 만찬에 불참키로 결정하고 청와대에 통보했다.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집행위원과 상임고문단 등 지도부는 이날 아침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만찬에 불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동에 참석했던 박병석 의원은 “아침 회동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니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당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새 지도부에게 맡기겠다는데 입장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은 “이번 개각에 관해서 청와대 만찬에 불참키로 결정한 것 이상의 할 얘기가 없다.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지금 지도부가 임시지도부라서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24일 이후에 청와대 만찬을 통해 당청간의 일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전병헌 열리우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긴급회동이 끝난 뒤 국회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당 지도부는 만찬회동을 연기하는 대신 조만간 사퇴할 정 의장에 이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는 대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청와대 회동을 가질 것을 요청키로 했다”말했다.
전 대변인은 유시민 의원의 복지장관 내정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고, 인사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정세균 당 의장으로부터 이병완 비서실장에게 오늘 청와대 만찬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청와대는 당에서 내린 결정을 이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에 당에서 요청하면 그 때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만찬 자체가 연기된 것이지 취소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