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포 경수로 인력 철수, 경수로 사업 사실상 종료

  • 입력 2006년 1월 8일 17시 25분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 경수로(신포 경수로)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 있던 한국과 미국 인력이 모두 철수해 경수로 사업이 사실상 종료됐다.

8일 오후 통일부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등에 따르면 2003년 말부터 '일시 중단' 상태에 들어간 신포 경수로 건설현장의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 있던 한국인 56명과 미국인 1명이 이날 대아고속해운 소속 선박인 '한겨레'호를 타고 현장에서 철수, 강원도 속초로 귀환했다.

이날 철수는 북측과 사전에 협의에 따른 것이라 별다른 문제 없이 이뤄졌고 북한의 장비 반출 금지로 인력만 빠져 나온 것이다.

이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 핵 동결 대가로 시작된 경수로 사업이 협정 체결 10년여만에, 공사 시작(1997년 8월) 8년4개월여만에 사실상 완전히 종료되는 것을 뜻한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집행이사국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지난해 11월말 사업 종료키로 의견 모았고 이에 대해 북한은 "사업 종결됐으니 인력이 더 이상 필요없다"며 철수 요구해왔다.

북한은 또 사업종료로 '특권·면제 및 영사보호 의정서' 효력도 중단됐기 때문에 금호지구 내에 북한법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KEDO는 장비 및 시설 보호 위해 "사업이 정식 종결된 게 아니다"며 버티다가 인력 철수키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경수로 관련 인력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03년 2월 경 1400여 명(남측 717명, 북측 97명,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576명 등)에 이르렀으나 공사가 중단된 같은 해 12월 304명으로 줄었고 2004년 말부터 110~120여 명을 유지하다가 최근 57명으로 축소됐다.

현재 금호지구 현장에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크레인 등 중장비 93대와 버스 지프 승용차 등 차량 190대, 통신설비 8종 1467개, 의료장비 30종 67개, 시멘트 32t, 철근 6500t, 배관 500개 등으로 금액으로는 455억 원에 이는 장비가 북한측의 반출 반대로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미국으로 구성된 KEDO 이사국들은 현장 인원 철수에 이어 장비를 포함한 기자재와 사업 청산에 따르는 법적·재정적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한전은 경수로 사업 청산 비용이 대략 1억5천만~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신포경수로 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총 15억6천200만 달러며, 이 가운데 한국이 11억3천700만 달러, 일본이 4억700만 달러를 각각 부담했다. EU가 나머지를 부담했고 미국은 사업비는 부담하지 않는 대신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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