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정부 부처와 정치권보다는 시민단체를 더 신뢰한다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사법부, 대기업-노조 신뢰도 역전=정부 조직과 단체, 기업 17곳 중 응답자들이 ‘완전히 신뢰한다’와 ‘약간 신뢰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기관은 환경운동단체. 71.7%의 응답자가 ‘환경단체를 믿는다’고 답변했다. 2위와 3위는 인권·자선단체(71.2%)와 여성운동단체(68.4%)가 차지했다.
다음은 TV-신문-시민단체-경찰-유엔-군대-사법부-대기업-교회-행정부-노조-전교조-국회-정당 순. 경찰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법부와 군대, 노조보다 ‘못 믿을 곳’이었으나 이제는 사법부보다 국민 신뢰도가 높은 조직으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대기업을 신뢰한다(50.2%)는 사람이 노조를 신뢰한다(43.4%)는 사람보다 많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점. 잇단 비리 사건과 강경투쟁 노선으로 노조에 대한 신뢰도가 1995년 56.5%에서 13%포인트 이상 추락하는 사이 대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비슷한 정도로 올라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5.0%의 응답자만이 신뢰한다고 대답했으나 국회(26.1%)와 정당(24.2%)보다는 신뢰한다는 사람이 많았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이들 기관·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전반적인 사회 불신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20대는 애국심 따로, 행동 따로=‘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자는 88.6%로 2001년에 비해 8%포인트가량 늘어났다. 특히 30, 40대는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는 사람이 80%대였으나 20대에서는 50대, 60대 이상과 마찬가지로 90%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증가한 것과 달리 전쟁이 일어났을 때 한국을 위해 싸우겠다는 응답자는 1995년 80.2%에서 72.7%로 오히려 줄었다. 특히 20대는 전쟁에 참가하겠다는 비율이 63.9%로 가장 적어 ‘애국심 따로, 행동 따로’의 이중적인 기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삼기 싫은 사람’=응답자의 98.6%가 마약 상습 복용자의 집 옆에서 살기 싫다고 대답했다. 에이즈환자(93.5%)와 전과자(88.4%), 동성애자(87.3%)에 대한 거부감도 높았으며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76.4%)에 대해서도 4명 중 3명이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종과 종교, 외국인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대했다. 종교가 다른 사람과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는 사람은 26.4%에 불과했으며 다른 인종이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싫다는 대답도 각각 36.5%와 32.1%였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이민자와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는 사람은 1995년 62.8%에서 2001년 50.0%, 2005년 조사에서는 38.7%로 눈에 띄게 줄었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동거 커플에 대해서는 ‘이웃이 돼도 좋다’는 답변과 ‘이웃에 살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 엇비슷하게 나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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