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 뒤 발표문을 통해 “대통령선거 국면에 있어 당 중심의 정치적 전통이 확립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표현은 완곡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에게 차기 대선후보를 정하는 데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비공개 토론회에서는 발언 수위가 더 높았다.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걱정해 주는 것은 좋지만 대통령이 개입해서 (지도자를) 만들고 안 만들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노 대통령은 누가 키워줘서 대통령이 됐느냐.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생각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 대통령과의 면담과 최근 당-청 갈등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발표 때 책임 있는 관계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토론회에서 많은 의원이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를 지목했다고 한다.
토론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실컷 때려 놓고, 하룻밤 지난 뒤 괜찮냐고 하면 용서받을 수 있느냐”며 청와대를 ‘폭력 남편’에, 당을 ‘매 맞는 아내’에 비유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날 모임에는 33명의 의원이 참여해 세가 더 불어났다. 4일 유감 성명 때는 18명이 서명했다. 노 대통령은 11일 저녁 새로 구성된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초재선 의원들의 면담 요구를 수용할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큰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때로는 저의 뜻을 적절치 못한 방식으로 표출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했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당내에서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