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인 전여옥(田麗玉) 의원 주최로 국회 본청에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내재적 접근법을 넘어’라는 제목의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이는 한나라당이 신임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부한 상황에서 세미나 등으로 이들의 정책 철학과 이념을 검증하는 사실상의 첫 ‘장외 인사청문회’ 시도다.
발표자로 나선 홍관희(洪官憙) 안보전략연구소장은 “이 내정자가 주장한 ‘내재적 접근법’은 아전인수 격으로 북한을 옹호하는 북한체제 중심의 연구 논리”라고 비판했다.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을 외부가 아닌 북한 내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해야 한다는 접근 방법. 그러나 이 내정자는 내부의 눈으로 접근하되 비판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내재적 비판적 접근법’을 주장했다.
중앙대 제성호(諸成鎬) 법대 교수도 “이 내정자의 북한 연구 접근 방식은 비판적 기능이 약해질 경우 북한 체제와 당국의 공식 입장을 두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재적 접근 방식은 독일 나치의 히틀러 체제나 일본의 제국주의, 우리나라의 유신 체제 등도 ‘당시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이해해 비판이 불가능해진다는 것.
이날 토론에서는 이 내정자와 과거부터 학문적 접촉을 이어온 토론자들을 중심으로 그의 학창 시절 분석을 통한 ‘인물 탐구’도 진행됐다.
이 내정자와 ‘북한연구회’라는 공부모임 등을 함께했던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이 내정자는 학생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부채의식을 학문적 진보를 추구하는 ‘학술운동’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나라당이 이 내정자를 단순히 친북파로 몰기만 하는 매카시즘적 ‘닭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인기를 좇아 햇볕정책의 흉내를 내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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