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방북 70일만에 김정일 극비 訪中

  • 입력 2006년 1월 11일 03시 04분


김정일(金正日·사진) 북한 국방위원장이 10일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을 극비 방문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평양 정상회담(2005년 10월 28일)을 가진 지 불과 70일 만의 방문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이날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후 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방중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인해 줄 권한이 없다”면서도 “양국은 선린관계로 고위층이 상호 방문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과 목적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며 방중 기간 중 후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확대와 핵 문제 등 양국 현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후 주석이 평양 방문 때 과감한 개혁 개방을 전제로 대규모 대북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김 위원장이 ‘통 큰 개혁 개방 그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또 김 위원장이 미국의 금융제재로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는 주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후 주석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모종의 확고한 의지’를 전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4월 워싱턴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회담 한다. 김 위원장 일행이 탄 기차는 이날 베이징으로 오지 않고 톈진(天津)을 거쳐 상하이(上海) 또는 남부의 경제발전지역을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상하이 등을 시찰한 후 귀로에 선양(瀋陽)과 다롄(大連) 등 동북지역 중심도시를 둘러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그가 탑승한 특별열차가 오전 6시경 압록강 접경도시인 단둥(丹東)을 통과한 뒤 몇 시간이 지나서야 국경 통과 사실이 확인됐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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