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날 낮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모든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묻고 있지만 베이징 방문 기간에 그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은 미국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 방문 사흘째인 김 위원장의 행적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다만 북한 고려민항기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11일 목격돼 김 위원장이 이 곳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민항기는 12일 오전 다른 행선지로 떠났으며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이날 오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안병기(安秉基) KAL 우한지점장은 12일 "러시아제 180인승 TU 고려민항기와 중국 지도자들이 지방출장 때 이용하는 독일제 7인승 CRJ 항공기가 11일 오전 11시경 우한에 도착했고 12일 오전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고려민항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과 베이징(北京) 노선만 있으며 우한 공항에는 취항하지 않고 있다.
안 지점장은 "고려민항 탑승객 일행이 중국과 네델란드 필립스사 합작의 광섬유 업체인 창페이(長飛)를 방문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잘 이용하지 않는 데다 내륙 도시인 우한에 특별한 산업시설이 없는 만큼 그의 우한 방문 여부는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3박4일 정도로 알려진 만큼 12일 오후 후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늦어도 13일 오전에는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 위원장이 2004년 4월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을 모두 만났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후 주석을 비롯한 최소한의 중국 지도자만 만나고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산케이 신문은 12일 김 위원장이 상하이(上海)와 선전(深¤) 등을 시찰하고 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우이(吳儀) 부총리(경제담당)가 동행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상하이와 선전 등에 김 위원장 일행이 방문했다는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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