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고검장 “X파일로 꿈 접기로 했다”

  • 입력 2006년 1월 13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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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화하지 못하는 알을 품고 있던 둥지를 떠나 미지의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려 합니다."

최근 사의를 밝힌 홍석조(洪錫肇) 광주고검장이 10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검찰을 떠나는 소회를 담은 글을 올렸다.

홍석현(洪錫鉉) 전 주미대사의 동생인 홍 고검장은 '검찰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작별인사'란 제목의 글에서 "지난해 8월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이 불거졌을 때 내가 추구했던 공직의 꿈은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이미 굳혔다"며 "좋은 것을 저 혼자 다 가질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지도 않은 돈을 줬다고 매도당하는 저의 명예와 주지도 않은 돈을 받았다고 의심받는 후배들의 명예는 지켜야겠다는 생각에서 이제까지 버텨왔다"며 "등을 돌리고 돌아서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유혹을 떨치도록 용기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 고검장은 "그 동안 어깨 위에 힘겹게 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며 "머리와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고검장의 글에 100여 명의 후배 검사들이 댓글을 달아 그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대검찰청의 한 중견 검사는 "능력이나 도덕성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분"이라며 "그를 잘 모르는 외부 사람들이 그의 '출신성분'에 얽매여 지나치게 매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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