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작은 정부가 아니라 일 잘하는 정부’를 내세운다. ‘대민(對民) 서비스 강화’라는 말 자체는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큰 정부’에는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간다. 2003년 16조7599억 원이던 공무원 인건비는 2005년 19조291억 원으로 13.5% 늘었다.
공무원 증원에 따른 추가 인건비 수조 원을 세금으로 거두지 않고 민간부문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면 투자, 일자리, 소비 등의 증대 효과가 훨씬 클 수 있다. 노 대통령도 “정부의 효율이 기업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해 왔다. 정부가 세금 더 거둬 공무원 수를 늘리기보다는 공무원 수를 줄이고 민간부문의 투자 및 소비 여력을 늘려주는 것이 90만 명에 육박하는 실업자를 더 많이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공무원 수가 늘어나면 규제도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증원에 따라 서비스가 향상되기보다는 규제가 강화돼 기업과 시장의 활성화를 오히려 저해할 소지가 큰 것이다. 세계은행의 2004년 자료를 보더라도 공무원 수를 늘린 현 정부의 ‘규제의 질’이 전(前) 정부 때보다 나빠졌다.
걸핏하면 위원회를 만들고, 당장 급하면 공무원부터 늘리는 현 정부만큼 방만한 정부는 그동안 없었다. 정말 대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면 ‘온실’ 속에서 안주하는 수많은 공무원들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이들 중 일부를 서비스창구로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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