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씨 2000만원의 진실은? 작년 브로커尹과 돈거래…

  • 입력 2006년 1월 19일 03시 22분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 참석했던 최광식 경찰청 차장(왼쪽)이 18일 오전 이상기 경찰청 홍보2계장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법조 브로커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브로커 윤상림 씨와 최 차장 간의 돈거래 혐의에 대해 내사 중이다. 연합뉴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 참석했던 최광식 경찰청 차장(왼쪽)이 18일 오전 이상기 경찰청 홍보2계장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법조 브로커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브로커 윤상림 씨와 최 차장 간의 돈거래 혐의에 대해 내사 중이다. 연합뉴스
최광식(崔光植·경찰청장 직무대행) 경찰청 차장이 거물 법조 브로커 윤상림(53·지리산스위스관광호텔 회장·구속 기소) 씨에게 20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윤 씨의 차명계좌로 송금=윤 씨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金敬洙)는 지난해 7월 윤 씨의 차명계좌에 최 차장 명의로 2000만 원이 입금된 단서를 계좌 추적을 통해 파악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최 차장이 윤 씨에게 승진과 관련한 인사 청탁 등과 함께 돈을 준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빌려 준 것인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 차장과 윤 씨가 돈 거래를 한 전후인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최 차장과 윤 씨는 부동산 개발업자 박모 씨와 이모 씨 부부가 지난해 4월 윤 씨에게 5000만 원을 주고 전북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청탁할 당시에도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윤 씨에게 수사를 청탁한 혐의로 내사를 받다 잠적했던 이 씨를 16일 검거해 윤 씨가 수사 청탁을 하는 과정에 최 차장이 개입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 씨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이기택·李起宅)는 윤 씨의 구치소 접견을 제한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2월 10일까지 변호인을 제외하고는 윤 씨를 만날 수 없도록 결정했다.

▽“청탁 없었고, 빌려 줬다”=최 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7월 4일 윤 씨가 ‘돈이 필요하다’며 급하게 2000만 원을 빌려 달라고 해 인천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 윤 씨에게 돈을 보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돌려받을 근거를 남기기 위해 친구에게 부탁해 내 이름으로 돈을 보냈다”며 “사정기관과 검찰에 이런 사실을 모두 소명했으며 경찰 인사가 있으니 최대한 빨리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윤 씨를 7, 8년 전부터 알고 지냈으며 두세 달에 한 번씩 식사를 하고 자주 통화하는 사이였다”며 “그러나 사건이나 인사와 관련해 청탁을 받거나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윤 씨가 과장이 심하고 자기를 내세우기 좋아했으며 남을 자주 험담해 경계했지만 특별히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굳이 멀리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경찰에 누를 끼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