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에게 드리는 연설이어서 강당 같은 곳을 찾았고 국립중앙박물관 홀 등 여러 곳을 검토한 결과 백범기념관이 제일 나았다”며 “백범 김구(白凡 金九) 선생이 독립운동으로 미래를 준비해 온 인물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소 선택에는 백범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 온 노 대통령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고 한다.
여권 내에는 ‘백범기념관에서 행사를 치르면 일이 잘 풀린다’는 속설도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백범기념관은 정부 여당의 단골 행사장으로 자리 잡았다.
노 대통령이 2002년 11월 25일 대통령후보 시절에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다음 날 대선 승리를 다짐하기 위해 찾은 곳도 백범기념관이었다.
시간을 오후 10시로 잡은 것은 11시 반에 치러진 축구 국가대표팀과 아랍에미리트의 평가전을 염두에 두고 시청률을 올리려는 계산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펄쩍 뛰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연설 날짜를 잡을 때는 축구경기가 18일에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각 방송사의 황금시간대를 피하고 가급적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잡다 보니 오후 10시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는 “대통령의 연설을 방송사들이 황금시간대에 동시 생방송하게 된 것은 횡포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장에는 공무원 100명, 직장인 42명, 주부 및 학생 50명 등이 ‘청중’으로 초대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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