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를 비롯해 현대아산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실장급 관계자는 9∼11일 개성에서 한국관광공사와 백두산 시범관광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협의에는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도 참여했다.
이는 백두산 및 개성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현대아산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대아산 측은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관광사업은 현대아산과 관광공사가 함께 참여하기로 했으나 북측은 6일 관광공사 측에만 협의 연락을 해 왔고, 이에 따라 9∼11일 협의는 현대아산을 배제한 채 이뤄졌다.
북측은 개성공단 사업의 경우 현재 현대아산이 시행 중인 공단 본 단지 1단계 부지 및 기반시설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현대아산을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말 현대아산 측에 윤만준(尹萬俊) 사장을 퇴진시키고 김윤규(金潤圭) 전 부회장을 보좌해 대북사업을 했던 심재원(沈載元) 부사장을 사장에 선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은 윤 사장을 유임시키고 심 부사장과 함께 이윤수(李鈗洙) 전무, 육재희(陸在熙) 상무를 비상근 자문역으로 선임해 사실상 업무 일선에서 퇴진시켰다.
이 전무와 육 상무도 김 전 부회장을 도와 대북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정부는 북측이 백두산 관광사업 등을 현대아산과 하기로 합의했던 만큼 대북사업 전반의 안정을 위해 북측의 합의 번복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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