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패러디 ‘盧대통령〓연산군’한나라 당보 논란

  • 입력 2006년 1월 26일 03시 00분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가운데)을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오는 연산군에 빗댄 패러디 홍보물.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가운데)을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오는 연산군에 빗댄 패러디 홍보물.
한나라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오는 연산군에 빗대 비판하는 내용의 패러디 홍보물을 만들어 25일 전국 당원들에게 배포해 논란을 빚고 있다.

24일 발간된 한나라당 당보 3면 하단에 실린 이 홍보물에는 영화 포스터 속의 의자에 앉아 있는 연산군(정진영)과 양옆에 서 있는 광대 공길(이준기), 장생(감우성)이 각각 노 대통령과 이상수(李相洙) 노동부 장관 내정자, 유시민(柳時敏)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로 바뀌어 실렸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유 내정자를 “연산군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광대 공길과 같다”고 꼬집어 왔다. 그러나 원래 ‘왕의 남자’ 포스터 속 공길의 위치에 유 내정자가 아닌 이 내정자를 넣고 장생의 위치에 유 내정자를 넣은 데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유 내정자의 얼굴을 잘 보이는 자리에 넣으려고 했을 뿐”이라며 “패러디는 패러디로 봐 달라”고 말했다.

홍보물은 ‘대한민국 최악의 개각광대극, 국민을 가지고 놀다’는 제목으로 1·2개각을 빗댄 뒤 △독설과 안하무인 태도로 여당 내에서 배척받는 인물을 중용하는 ‘코드 인사’ △여당 대선주자들의 출마용 이력을 세탁하는 ‘세탁소 인사(유 내정자)’ △보은 성격의 ‘빚 갚기 인사(이 내정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서영교(徐瑛敎)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은 남이 잘되는 꼴을 보기 싫어 불 지르는 정신병자처럼 행동하지 말라”며 “박근혜 대표는 유치한 패러디를 당보에 올린 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