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홍준표 국회 대정부질문서 충돌

  • 입력 2006년 3월 1일 03시 08분


2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부문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법조 브로커 윤상림 씨와의 관계를 추궁하자 이 총리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발끈했다. 두 사람의 감정 대립으로 20여 분간 진행이 중단됐다. 김경제  기자
2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부문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법조 브로커 윤상림 씨와의 관계를 추궁하자 이 총리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발끈했다. 두 사람의 감정 대립으로 20여 분간 진행이 중단됐다. 김경제 기자
28일 국회 교육·사회·문화부문 대정부 질문에서는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이군현(李君賢) 의원 간에 날카로운 설전이 오갔다.

먼저 한나라당 홍 의원이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열린우리당 당원인데 공정한 선거 관리가 되겠느냐”고 묻자, 이 총리는 “홍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지만 저는 5번의 선거에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홍 의원이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다. 하지만 저는 (총리처럼) 브로커(윤상림 씨)와 놀아나지 않았다”고 응수하자 이 총리는 “브로커와 놀아났다니…”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총리가 노기를 띤 표정으로 “인신 모독 하지 말라. 누가 브로커하고 놀아났느냐”고 하자 홍 의원도 이에 질세라 “같이 골프 치고, 후원금 받고 하는데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홍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한나라당은 바로 국회 본회의장을 퇴장해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 총리와 천정배(千正培)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불손하다는 이유로 총리 해임안 제출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좀 더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 이 의원이 “여러 차례 운동(골프)하고 게이트에 관련돼 있으면 놀아난 게 아니냐”고 따지자 이 총리는 “표현을 비속하게 하지 말라. 저도 의원이고 총리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총리에게 의혹이 있어 묻는데 말끝마다 (총리가) ‘쫑쫑쫑’ 하고 토를 다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석에선 고함이 터져 나왔다.

또 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이 “(윤상림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있으니 결과적으로 유감표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도중 이 총리가 질문을 자르고 서너 차례 답변을 계속하자 박 의원은 “질문을 다 한 뒤에 대답을 해 달라. 말을 자르고 자꾸 끼어드는 그런 버릇은 어디서 배운 것이냐”며 이 총리를 질타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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