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이 총리는 2003년 4월과 5월, 6월, 9월 4차례에 걸쳐 경기도 소재 S, K, P골프장에서 로또복권 사업자 및 브로커 등과 골프를 했다.
2003년은 현 정부 출범 첫해로 이 총리는 당시 여권 내 실력자였다. 그해 2월 이 총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중국 고위급 방문단장으로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고, 3월에는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2003년 4월 골프 모임에는 서울 시내 대규모 고층빌딩 건설과 관련해 인허가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기업 임원 2명이 동반했다.
5, 6월 골프 모임에는 그해 사행심 조장 논란을 빚다가 정부가 판매를 시작한 로또복권의 사업자 N 씨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N 씨는 회사 자금 22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구속 기소됐다.
6월과 9월 골프 모임에는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브로커 윤상림(54·구속 기소) 씨가 회장 행세를 하고 다녔던 우리종합건설의 사장 C 씨가 함께했다. 우리종합건설은 이듬해인 2004년 5월 123 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토지공사가 분양한 경기 하남시 풍산지구 택지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하남시 소재 소규모 건설업체다.
9월 골프 모임에는 대기업 임원과 함께 2002년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됐던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대표 S 씨가 동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의 4차례 골프 모임에는 브로커 윤상림 씨가 모두 동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5월 골프 모임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이뤄졌다. 그해 5월 18일에 노 대통령은 취임한 후 처음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학생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이 총리는 지난달 국회 대정부 연설에서 “2003년 (윤 씨와) 서너 번 골프를 했지만 그 이후에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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