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 측에서는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사건의 현지 조사를 맡았던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지원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와 캐슬린 스티븐스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북한 측은 이 국장 외에 한성렬(韓成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뉴욕 접촉에 대해 "BDA에 대한 제재조치는 '애국법'에 따라 미국의 금융시스템 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6자회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국무부 부차관보는 오전10시부터 오후1시까지 계속된 접촉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 모두 최근 현안들을 명확히 하는데 좋은 기회가 됐다"며 "BDA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븐스 부차관보는 "오늘 접촉은 재무부가 주도한 것으로 6자 회담 재개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쌍방이 서로의 관심사와 우려에 대해서 충분한 대화를 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금처럼 '압박'(미국의 금융제재)이 지속되는 속에서는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또 "우리는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의 방도를 제시했고, (6자)회담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세발전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 측이 이날 접촉에서 북한이 위폐 제조 및 유통에 연루됐다는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오늘 심문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 서로가 자기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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