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Y기업과 거래하며 수년에 걸쳐 Y기업 주식을 조금씩 사들인 뒤 1994년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Y 씨 스스로 언론에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부산의 한 기업인은 “Y 씨가 할아버지 때부터 갖고 있던 고향 땅이 공단에 수용되면서 받은 거액의 보상금으로 Y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Y기업은 Y 씨가 인수한 뒤 경영 실적이 크게 나아졌다. Y 씨는 2000년 Y기업이 정보기술(IT) 업종에 진출한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해 200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40억 원을 부과받았다.
160cm의 단신이지만 역도로 체력을 다진 그는 사람을 사귀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으며 부산지역 정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놓은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전 검찰 고위 간부는 “부산에서 근무할 때 기업인을 일절 만나지 않았는데 Y 씨는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해 접근해 왔다. 그래서 결국 두 번 술을 마신 적이 있다”며 “수완이 보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2004년 4월 이 총리는 Y 씨의 장남 명의로 4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으며 한나라당 부산 출신 일부 의원도 Y 씨에게서 150만∼25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Y 씨는 노태우(盧泰愚) 정부 시절에는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주도하는 사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기업인은 “Y 씨는 이 총리가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후 교육부 장관으로 입각한 뒤 본격적으로 접근해 서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업인은 “Y 씨는 평소 ‘총리 공관에서 밥을 먹었다. 중앙 정치인 누구를 만났다’며 자랑하곤 했다”고 소개했다.
Y 씨는 일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잘못이 있는 기업인은 총리를 만나면 안 되느냐. 이번 (골프) 모임에서 이 총리에게 개인적인 민원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부산=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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