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정당 후원금, 여당 줄고 야당 늘어

지난해 각 정당과 국회의원 후원회의 모금액 집계 결과 여당은 줄고 야당은 늘어 그 격차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공개한 2005년 정치 후원금 모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이 187억 원으로 가장 많으나 총선 압승으로 원내 과반을 달성한 2004년보다 93억 원 정도가 줄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6억 원이 증가한 157억 원을 모금했고, 민주노동당은 2004년보다 54억 원(270%)이 증가한 74억 원을 기록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민주당은 14억 원으로 2004년과 비슷한 액수의 정치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당의 후원금 총액은 442억원으로 전년도 497억원보다 55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후원금만 집계하면 열린우리당 174억, 한나라당 145억, 민노당 12억, 민주당 10억, 자민련 1억4000만 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총액은 352억원으로 2004년 405억원보다 53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후원금 총액은 2004년의 228억 원에서 54억 원이 감소한 것이다.

의원 당 평균액으로 볼 때 열린우리당은 1억2400만원 꼴로 가장 많은 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의원 당 평균 1억2401만원을 모금한 민주노동당과의 격차는 7만원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은 1억1700만원을 모금해 열린우리당과의 격차가 700만원 정도였다. 2004년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원 평균 모금액 격차는 3000만원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평균 9800만원을 모금했다.

전체 의원(295명)의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1900만원으로 2004년보다 2300만원정도 감소한 것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2004년에는 제17대 총선으로 모금액이 2배까지 가능했던 점을 감안하면 소액다수에 의한 정치자금 기부문화가 점차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원 개인별로 보면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유시민 보건복지장관이 1억9796만원을 모금해 전체 의원 중 1위를 차지했다. 유 장관은 전년도에는 2억8453만원을 받아 27위였다. 이에 대해 유 장관 측은 "인터넷을 통한 소액 후원금 기부자가 많았던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2위는 한나라당 고진화 (1억8600만), 3위 열린우리당 이강래 (1억8200만), 4위 열린우리당 이상경(1억8100만) 5위 한나라당 정형근(1억8100만)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위 안에는 민노당 심상정 의원(9위, 1억7086만) 노회찬 의원(15위 1억6435만원)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11위, 1억6779만)도 포함돼 있다.

2004년에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금했던 김원기 국회의장은 전년도 모금액 5억7800만원의 1%에도 못 미치는 530만원을 모금하면서 전체 순위도 291위로 곤두박질쳤다.

김 의장측은 "2004년에는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중심 의원으로서 후원금 모금에 신경을 썼지만 지난해는 국회의장으로서 활동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희태(한나라당) 김덕규(열린우리당) 국회 부의장도 각각 270위(5130만원)와 272위(4821만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톱 20위' 안에 진입했던 이광재 염동연 의원은 각각 119위, 168위로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열린우리당의 후원금 모금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반영하듯 상위 20위에 랭크된 열린우리당 의원은 전년도에는 김 의장을 포함해 14명이었지만, 올해 발표에서는 8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은 전년도에 상위 20위에 랭크된 의원이 4명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9명으로 늘어났다.

소액 다수 모금 순위로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1만3958명으로부터 평균 7037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가장 기부건수가 많은 다수 모금 순위로는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2만595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에 연간 120만원을 초과하는 후원금을 내 이름이 공개되는 후원자는 3354명이었다.

한편 각 정당의 재산은 열린우리당이 43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3억원이 증가한 반면 한나라당은 천안 연수원을 정부에 기부채납하는 바람에 601억원이 감소한 373억원으로 나타났다. 민노당은 1년 사이에 35억원이 늘어나면서 재산총액이 43억원으로 뛰어올라 열린우리당과 같은 규모가 됐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