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이 계획을 밝혔다.
10개 분야의 아프리카 지원책을 담은 '아프리카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2008년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 예산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것.
이와 함께 △질병 퇴치를 위한 의료보건분야 지원 확대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농수산업분야 지원 확대 △첨단 정보통신(IT) 기술 전수 △한-아프리카 간 통상 투자 확대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아프리카 이니셔티브'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출국자에 1000원씩의 '항공권 연대기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국제선 항공료에 1000원을 추가해 받는 것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외국인도 부과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300만 명이 출국한 점을 감안하면 항공권 연대기금은 연간 130억 원 이상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재원 마련 방안은 지난해 9월 유엔정상회의와 올해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혁신적 개발 재원 조달에 관한 각료회의'에서 제안된 것으로 프랑스는 올 7월부터 항공연대기금을 조성해 개도국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가 아프리카 원조를 확대하기로 한 배경은 그간 한국의 ODA가 아시아 지역에 편중(90% 이상)돼 아프리카 국가와의 관계 증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일본 중국 등이 최근 아프리카 원조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과 외교적 영향력 확보를 겨냥한 성격도 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8일 이집트 카이로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랍연맹을 방문해 아랍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계 여러 곳에는 제국주의 시대의 잔재가 남아 그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북한 문제와 북한 핵문제도 그런 후유증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미래에 대한 희망 중 하나는 한국처럼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이 옛날 제국주의 세력이면서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들과 대등한 능력을 가지고 세계평화에 당당하게 참여하고 기여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부자(나이지리아)=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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