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이 당론 존중한듯” - 野 “비리의혹들 철저 수사”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5분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을 전격 수용하자 총리실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론을 수용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이 총리는 사의 표명 이후 오후 3시부터 예정됐던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주재했다. 이어 집무실에서 머물다 비서진으로부터 ‘사의 수용’ 소식을 보고받고 오후 6시 40분경 퇴근해 총리실 1급 이상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사의 수용에 총리실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정동영(鄭東泳) 당의장과의 긴급회동에서 이 총리의 사의를 전격 수용한 데 대해 “국민 여론과 당의 의견을 존중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로 대표되는 당권파와 가까운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귀국 당일 신속하게 당의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 총리 문제를 매듭지은 것은 당을 존중한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반겼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국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는 고뇌의 결과”라고 말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과 가까운 우원식(禹元植) 의원도 “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빨리 정리를 해준 것은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야4당은 환영을 나타내면서도 이 총리의 사퇴와 관계없이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골프 로비와 주가 조작 등 각종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4당은 이를 위해 15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하고 국정조사 문제 등을 논의키로 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이 총리의 ‘골프 게이트’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와 국정조사를 철저히 해서 비리 혐의가 드러나면 의원직 사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방호(李方鎬) 정책위의장도 “이 총리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의혹 해소를 위한 하나의 시작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사퇴로 성추행 사건 이후 탈당한 최연희(崔鉛熙) 의원의 의원직 사퇴 관철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이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 지도자들은 처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의 진실규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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