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핵심에 정통한 인사들은 노 대통령이 자신과 호흡이 잘 맞으면서도 충분히 검증된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임기 후반의 레임덕을 막는 데에 최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발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임기 후반의 국정 장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문 수석비서관을 임기 말에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으나 ‘이 총리 낙마’라는 비상 상황이어서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비슷한 흐름에서 1994년부터 노 대통령의 정책 자문 역할을 해 온 김병준(金秉準) 대통령정책실장도 유력한 후보로 떠올라 있다.
이 총리를 교체키로 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당 출신 인사를 기용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3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임채정(林采正)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여성인 한명숙(韓明淑) 의원이 물망에 올라 있다. 다만 임 의원은 17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당내의 친노(親盧) 직계 의원들은 한결같이 “이번에는 정치인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각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노 대통령과 비교적 호흡이 잘 맞는 경제관료 출신인 박봉흠(朴奉欽) 전 대통령정책실장,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병 때문에 2004년 초 청와대를 떠났던 박 전 실장은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 전 원장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가정보원장 대통령비서실장이 모두 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 총리 역시 이 총리처럼 국정의 상당 부분을 떠맡는 ‘분권형 총리’의 기조에서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얼굴마담 식의 명망가 기용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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