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 “한국 야구 연승에 외교적 마찰(?) 우려”

  • 입력 2006년 3월 15일 15시 44분


“한국 야구 선수들이 외교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만 골라서 차례로 꺾은 것이 우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지시였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 하하하”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서 멕시코와 미국을 차례로 꺾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때 아닌 ‘음모론(?)’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진원지는 바로 한나라당. 이계진(사진) 대변인은 15일 미국전 대승을 축하하며 “한국 야구가 매우 중대한 외교적 사태를 유발했다”는 내용의 ‘유쾌한’ 논평을 내놨다.

이 대변인은 “한국 야구는 연습으로 대만과 중국을 꺾은데 이어 아시아 최강인 일본을 격침시켰고, 미국의 맹방인 멕시코를 이겼고, 세계최강이며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야구까지 이겨버렸다”며 “한국 야구가 이기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경기 상대국을 공포에 떨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어 “이는 세계 외교무대에서 선린을 중시해야 하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생뚱맞은’ 문제 제기를 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걱정하는 것은 이번 한국 야구의 연속승리가 중요한 무역상대국인 일본을 자극하여 새로운 무역장벽이 생기거나, 전통적 맹방인 미국을 자극하여 동북아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국들만을 골라서 차례로 꺾은 것이 우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지시였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러한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이 점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장난스런 논평을 마쳤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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