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코드-보은인사 논란…청맥회 회장-盧후보 특보 출신

  • 입력 2006년 3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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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15일 이임식에 앞서 ‘마지막 업무’로 환경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한 것은 전날 노무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제청권 행사 이후 공식 사표를 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김완기(金完基)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1시 50분 총리 집무실을 방문해 40분 정도 3배수로 압축된 후임 인선안을 이 총리에게 보고한 뒤 서면 제청서를 받았다. 면담 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져 인사추천회의는 20분 정도 늦게 열렸다.

김 수석은 “그동안 두 차례나 총리와 상의한 내용을 오늘 오전 11시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대통령도 총리와 의견이 같았다”며 “총리 제청 이후 인사추천회의에서 ‘문제없다’는 의견이 나와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거쳐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권오승(權五乘)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이 총리의 서울 용산고 3년 선배라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김 수석은 “이 총리가 제청서를 작성하면서 ‘이 양반도 용산고 나왔네. 나보다 3년 선배인데 개인적으로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며 “총리는 학계의 평가와 학문적 성과에 비춰 ‘전문성 있는 외부인사가 공정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권 신임 위원장은 시장을 놀라게 하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며 공정위의 정책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치범(李致範)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2002년 대선 당시 자신의 시민사회특보를 지낸 사실을 잘 몰랐다고 한다. 이 장관 내정자는 현 정부 출범에 기여한 공로로 공기업에 진출한 인사들 모임인 ‘청맥회’ 회장도 지냈다.

김 수석은 “나는 이 내정자가 후보 특보와 청맥회 회장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대통령은 잘 모르고 있었다”며 “대통령은 다만 이 내정자가 열린우리당 원혜영(元惠榮) 의원 등이 주도한 환경기술연구소 소장을 지낸 사실은 기억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성 장관 발탁이 예고됐던 환경부 장관에 남성을 기용한 데 대해 “접촉한 여성 후보들이 정부의 기대치와 맞지 않는 요소가 있어 남성 장관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앞으로 남성들의 독무대로 여겨지는 부처에 유능한 여성 전문가를 발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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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위원장은 이날 임명 발표가 난 뒤 자신이 교수로 재직해 온 서울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자총액제한 제도가 순환 출자를 막기 위한 적합한 제도인지 의문이지만 순환 출자의 부정적 측면을 막기 위한 대안이 없는 한 당장 폐지하자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총제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따져 보고 공정위가 추진해 온 것을 분석하는 한편 성과를 검토해 봐야 폐지할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정책의 방향과 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잘해 왔으며 기존의 틀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다만 “아직 면밀하게 하나하나 검토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곧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하니까 머지않은 시점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재벌정책’과 관련해서는 “재벌 규제는 복합적인 문제여서 여러 사람의 협조를 얻어야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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