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관은 9급 공무원에서 출발해 교육부 기획관리실장,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교육부 장관이던 이 총리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무원”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신임했다. 덕분에 2004년 7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발탁된 데 이어 교육부 차관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 총리를 보호하려는 충성심이 결국 덫이 됐다. 그는 7일 이 총리를 대신해 골프 경위를 해명하면서 골프 모임이 더 있었다고 털어놓은 데다 “내기 골프가 없었다”고 말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차관은 퇴임하면서도 ‘이해찬의 남자’임을 각인시켰다. 그는 이날 오전 간부들을 불러 “3·1절 골프를 말렸어야 했는데 후회스럽고, 특히 교육부에 미안하다”며 “내가 죽는 게 곧 사는 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차관은 “이 총리는 불 속에서도 물같이 행동하는 남자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일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는 것.
그는 오후 이임식에서 “이것 한마디는 전하고 싶다”며 “나는 이 총리를 존경하고 애국자라는 생각을 항상 가져 왔다. 쌀쌀맞고 냉정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어떤 과제도 피하지 않고 국가의 이익이란 기준에서 판단한 분으로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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