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이날 MBC가 37년 만에 해후한 납북 어부 천문석(76) 씨와 남측 부인 서순애(66) 씨 사연의 보도 내용에 ‘나포된’이란 표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송출을 금지했다.
북측은 이어 같은 사연을 보도한 내용 중 ‘납북’이란 표현을 쓴 KBS와 SBS의 방송 송출도 막았다. 이어 SBS는 ‘납북’이라는 표현을 ‘북으로 사라진’으로 바꿔 방송뉴스를 제작했지만 북측은 송출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날 행사 장면을 공동으로 찍은 화면을 미리 송출한 뒤 금강산 현지 취재기자의 육성을 담은 화면을 추가로 송출하려다 저지당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 3사는 남측에 있는 기자가 대신 상봉행사를 보도하는 등 이날 오후 8시와 9시 뉴스 제작에 차질을 빚었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제1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SBS 기자가 ‘납북’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방송 송출을 저지한 바 있다.
남측 상봉단 1진 99명은 20일 동해선 도로를 통해 금강산에 도착해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269명과 단체 상봉을 했다.
남측 박영원(74) 씨는 국군포로로 북측에 붙잡혔다가 숨진 형 인환 씨의 부인 오순봉(68) 씨와 아들 광수(43) 씨를 만났다.
이산가족들은 21일 해금강호텔에서 개별 상봉을 한 뒤 관동팔경의 하나인 삼일포를 관광하고 22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다시 한번 만난 뒤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남측 상봉단 2진 436명은 23일 금강산에 가서 25일까지 북측 가족 100명을 만나게 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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