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의원, 첫 여성 총리로 유력

  • 입력 2006년 3월 22일 15시 50분


청와대는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을 새 총리 후보로 내정한 단계며 한 의원이 입국하는 24일 경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과 함께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총리 후보로 거론됐지만 청와대 측은 여론이 호의적이고 야당의 거부감이 덜한 한 의원으로 의견을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관계자는 청와대의 선택이 "원만한 후반기 국정운영을 위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한명숙 국무총리로 갈 경우 총리는 화합형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국무조정실과 청와대 정책팀 등 실무선에서 국정조정의 뒷받침을 한다는 구상이다.

한 의원이 강력한 총리후보로 압축되자 국회 의원회관 7층에 위치 한 의원의 사무실은 한 의원측의 동향을 파악하려는 기자들과 당 관계자, 일반 방문객들의 왕래가 잇따르면서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현재 한 의원은 의원 외교활동의 일환으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카자흐스탄에 머무르고 있는 24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 일정을 고려해 24일 한 의원을 새 총리후보로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21일 보좌진과의 국제통화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준비를 잘하고 있으라"고 당부했다.

한 의원의 언급은 스스로도 자신이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 의원이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과 거리가 있는 인사가 총리로 임명되는 것보다는 당 출신 인사가 총리가 되는 것이 긴밀한 당정관계를 형성해 나가는데 보탬이 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한 의원이 정치성향이 강하지 않아서 크게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그동안 계속 정치중립적인 인사를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한 의원의 열린우리당 당적 포기를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한 의원이 당적을 포기한다면 총리가 되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인물을 찾으면 좋겠지만, 한의원도 당적을 정리하면 괜찮다"면서 "선거중립 의지를 믿을 수 있는 총리가 돼야한다는 점에서 당적정리 요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선거가 코앞인데 한 의원에 반대했다가 여성들에게 표를 얼마나 잃으려고 반대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새 총리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은 현재도 총리 인선문제로 고심 중"이라며 "아마 하루 이틀 더 검토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하면 김병준 실장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있는 것 같고, 최근의 정치적 분위기를 본다면 한명숙 의원이 보다 강점이 있는 것 아닌가, 이 두 지점에서 계속 고심과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새 총리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시점에서 청와대가 대변인을 통해 공개적으로 "2명의 후보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밝히고 나서 김 실장이 낙점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변인은 '한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기류 속에서 김병준 실장이 총리가 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2명을 포함해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2명을 검토 대상으로 놓고 어제 이병완 비서실장이 밝힌 인선 기준들을 각각 대입하면서 검토하고 고심중"이라며 "가급적 이번주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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