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계획-규제 남발] ‘일간지 빅3 60%’ 독과점 규제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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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金鉉宗)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미나에 제출한 ‘신문 시장의 규제와 경쟁정책의 방향’이란 논문에서 신문법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 규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문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4조는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의 경우 지난해 7월 시행된 신문법에 따라 ‘1개 사업자 30%, 3개 이하 사업자 60%’라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신문업에 한해 기준을 강화한 근거는 신문 시장이 이미 과점 상태로 경쟁도가 낮고 시장 신규 진입이 어려워 소규모 신문사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주장과는 달리 신문 시장은 효율적인 경쟁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신문 시장을 분석한 뒤 이같이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3년 신문발행업에서 상위 3개사의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시장집중도를 나타냄)는 1349이다. 이는 제조업의 HHI가 1835(2000년 통계)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신문 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과점화가 심각하다는 주장과 배치된다는 것.

김 연구위원은 또 일반 및 특수 일간신문에 한정해 점유율을 계산하도록 하는 신문법 규정은 신문이 방송 인터넷신문 무료신문 등 다양한 매체와 경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법에 따라 일반 신문과 동일한 지위를 보장받는 인터넷신문을 ‘신문 시장’ 규정에서 제외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또 무료신문의 경우 독자 열독률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가정으로 배급되는 무료신문이 창간(현재는 폐간됨)될 정도로 일간지 시장을 위협하고 있으므로 일반 신문과 같은 시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신문이 다양한 매체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신문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다 해도 독점 가격을 책정하는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관련 조항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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