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철저한 자성(自省)을 다진다는 차원에서 농군학교 규율대로 술 담배는 물론 커피와 휴대전화 사용도 허용되지 않았다. 화장실에서는 휴지도 6칸 이하로 써야 했고 학교 내에서는 뛰는 행위도 금지됐다.
인터뷰 일정 때문에 입교시간에 늦은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학교 측으로부터 시간을 안 지켰다는 이유로 ‘앉았다 일어섰다’를 3회 반복하며 ‘정신 개척’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벌을 받았다.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같은 벌을 받았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에 40분 동안 직접 호미와 가래를 들고 농장체험을 했다.
숙소는 남성 의원은 4인 1실, 여성 의원은 1인 1실로 배정받았지만 세면장 등은 단체로 써야 했다. 화장이나 머리를 다듬는 등의 개인 생활을 주변에 공개한 적이 없던 박 대표도 예외 없이 공동세면장을 이용했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10시 취침 전에 군대처럼 주변을 청소한 뒤 점호를 받았다.
박 대표는 입교식에서 “수련회를 통해 몸과 마음을 정비해 국민에게 믿음직한 당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련회에 정치문제 특강 강사로 초빙된 신지호(申志鎬)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집권 실패는 물론 당 해체에 이르게 될 것”이라면서 “철학도 신념도 없는 보수, 시류에 영합하는 기회주의적 보수, 기득권을 누리는 데 급급한 보수 등 당 안에 숨어 있는 낡은 보수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지금 혁신 중이라지만 아직도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이익집단적 속성이 강하고 정책정당으로의 변신도 미흡하다. 집요함, 배짱, 악착스러움도 열린우리당에 밀린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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