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의 테러 및 자금정보 담당인 레비 차관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100달러 위조지폐(수퍼 노트) 생산 및 유통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1996년 시크파(SICPA)사(社)가 독점 생산하는 시변색(Optically Variable Ink) 잉크를 대량 구매한 것을 위폐제조 의혹의 근거로 제시해 왔다. 미국이 96년 위조지폐방지를 위해 100달러 도안을 바꾸면서 시변색 잉크를 도입한 직후 북한도 500원 지폐교체를 이유로 동일한 잉크를 구입했었다.
레비 차관은 이에 대해 "아무런 위폐제작 가능성이 없는 자국화폐를 (북한경제력에 비춰볼 때 부담이 큰) 고가의 잉크로 새로 찍을 이유가 없다"며 잉크구매가 위조달러 제작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크파는 스위스 로잔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워싱턴포스트는 96년 3월 미국의 시변색 잉크도입을 보도하면서 "시크파는 스위스기업이지만 미국이 투자한 회사"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시변색 잉크는 이제 90개국이 구입해 쓰는 것으로 북한이 이 잉크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의심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비 차관은 청문회에서 또 "미국과 우방국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 포괄적인 방지조치를 취한 결과 '부정한 현금(dirty cash)'이 김정일(金正日) 정권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과 중국의 협력은 어떻느냐"는 질문에 "대단히 협조적"이라고 답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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