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씨는 안방 화장실의 샤워실 유리문 틀에 허리띠로 목을 맸으며 반팔 티셔츠와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다.
엄 씨 집에서는 “다시 태어나도 순직 순국 순교의 길을 가렵니다. 흔적 없이 처리해 주세요”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엄 씨는 이날 오전 9시 반경 동료에게 전화해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 씨의 부인 안모(54) 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면서 “2월부터 자주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말해 왔다”고 말했다.
최근 경남도 행정부지사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한 엄 씨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 부산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경남도 문화관광국장, 행자부 장관 비서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2월부터 국제화재단 총괄기획실장을 맡아 왔다.
그는 청렴하며 월급을 쪼개 선행을 많이 하는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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