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千英宇)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도쿄(東京)에서 열린 NEACD 예비심포지엄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 전망과 관련해 “큰 돌파구를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런 비공식 회의라는 것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천 수석대표는 8일 오후 1시간 반에 걸쳐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남북수석대표 1차 회담을 갖고 북한이 하루빨리 6자회담에 복귀토록 설득했으나 김 수석대표는 미국이 먼저 금융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8일 오후 2시간에 걸쳐 김 수석대표와 만나 회담을 했다. 회담 뒤 그는 6자회담의 재개 전망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외교소식통들은 북한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고수한다면 6자회담의 재개는 물론 이번 NEACD에서 미국과 북한의 양자 접촉도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영국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는 메시지를 가져오면 귀를 기울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담할 예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국 측은 북한 측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인사 정도의 접촉을 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힐 수석대표는 10일 일본에 도착해 11일 NEACD 본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같은 날 한국 측 천 수석대표와 북한 측 김 수석대표도 연설을 할 계획이어서 3국 대표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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