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다 종적을 감췄던 강 지사가 잠적 일주일 만인 이날 도청 집무실에 출근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잠적과 불출마 선언 배경에 대해 해명하고 현재의 심경을 털어놨다.
강 지사는 "이번 문제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로 도민과 지지자들에게 물의를 끼쳐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4년 전 지사에 당선됐을 때 도지사를 한 번만 한다고 여러분들에게 말했던 대로 이번 지사 선거에 불출마 하겠다는 것이 본심"이라고 말했다.
강 지사는 "이러한 불출마 결심의 뜻을 지난달 23일 전북도를 방문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고건 전 총리에게도 건넸다"고 덧붙였다.
강 지사는 3일 정무 부지사를 통한 출마 입장의 번복 배경에 대해서 "애초 지난달 31일 최종적으로 불출마 결심을 굳히고 내 자신이 직접 불출마 성명서를 작성했었다"면서 "하지만 3일 오후 지사실에 지지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공보관을 불러 다음날(4일) 입장표명을 지시한 것이 언론에 전달과정에서 출마 입장으로 잘못 보도됐는데 이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3일 밤 관사에 지지자들이 많이 몰려 있어 피로한 심신을 달래려고 지자자들을 피해 곧장 서울로 올라갔고 다음날 정무부지사를 대신해 불출마 입장을 발표하도록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지사는 "탈당하지 않고 임기 말까지 지사직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김제공항 건설, 방폐장 후유증 치유 등 지역 현안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지사는 "열린우리당은 불법 당원 의혹 문제와 현안사업 공약사항을 지키지 않은데 대해 나에게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열린우리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나 강 지사의 이 같은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강 지사가 5월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한 것은 회유와 압력 때문이란 의혹이 있고, 정황도 확보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도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검찰이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앞두고 강현욱 전북지사에게 보조금지원 사회단체 명부 제출 등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안경률 수석 원내부대표와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강 지사 불출마 배경을 파헤치기 위한 국정조사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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