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대추리 일대 군사보호구역 추진

국방부가 주한미군 기지 이전 예정지인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일대 285만 평을 다음 달까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르면 이달 말 국방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 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추리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도록 국방부 장관에게 건의할 방침이다.

국방부 장관이 건의안을 재가하면 해당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되고 군 병력과 시설을 투입해 직접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국방부는 대추리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한 직후 민간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공병 장비와 병력을 동원해 보호구역 경계선 25km 전 구간에 걸쳐 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이 같은 방침은 현지 주민과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소속 회원들의 불법 영농 행위에 맞서 지난달 15일과 이달 7일 실시한 농수로 폐쇄 작업이 실패로 끝난 데 따른 것이다.

또 최근 기지 이전 예정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아닌 만큼 국방부가 경비 협조 요청을 하더라도 수용할 수 없다고 한 어청수(魚淸秀) 경기지방경찰청장의 발언도 군 당국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경찰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한 경비 협조를 요청하면 경찰은 이에 협조하도록 돼 있다.

군사시설보호법 제3조는 군 작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역과 기타 군사시설의 보호 또는 지역 주민의 안전이 요구되는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비롯해 건물 신축 및 증축이 엄격히 제한되고 군 경비 병력이 배치돼 민간인의 출입도 통제하게 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