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열린 열린우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에서 발표가 있었다.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어쨌든 지난주 금요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제 표현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슨 예고를 한 것처럼 비춰진 데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점 분명히 말한다"며 "어제 발표된 건에 대해서는 지난 주에 얘기를 듣고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확인한 뒤 확실한 부분만 밝히는 게 좋겠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내대표 외에는 정동영 당의장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우상호 대변인은 "이 시장측이 허위날조라고 했지만 선병석 전 서울테니스협회회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 시장과 선 전 회장이 여흥을 즐긴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사실로 확인된 것만 밝혔고 이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김한길 원내대표 사퇴 공세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폭로를 했다면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확인한 사실만을 공개했다"며 "원내대표 사퇴 요구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우리당의 당내 분위기는 '무리한 폭로'에 비판적 기류가 지속됐다. 주요 당직자들은 '별장 파티' 의혹에 대한 질문에 "나는 할말이 없다"는 말만 되뇌었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 원내대표가 무리한 표현을 썼다"며 "'별장 파티' 건이 경악할 만한 사안에 못 미친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별장 파티' 의혹을 공개하기 이전에 열린우리당 내에서 이미 관련 내용이 급속도로 확산한 데 대해 한 초선 의원은 "사전에 알 말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보안의식도 없는데 무슨 경악할만한 비리냐"며 허술한 정보 관리 자세를 지적하기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증거나 증언을 확보해 관련자가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확실히 했어야 했는데 경솔했다"며 "폭로정치나 인신공격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여당에 대한 불신을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열린우리당 의원들 간에는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 "당이 작심하고 발표한 내용치고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좀 점잖게 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분출됐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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