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서는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이 선발 주자인 맹형규(孟亨奎) 전 의원과 홍준표(洪準杓) 의원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은 꼭 일반 여론조사와 일치하지 않는 변수가 있다. 맹 전 의원과 홍 의원이 최근 몇 달 동안 대의원과 당원 조직표 확보에 주력해 온 반면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오 전 의원은 조직표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 전 의원은 ‘당비 미납’ 문제로 당성(黨性) 시비에도 휘말렸다.
▽경선 방식에 따른 우열 분석=복잡한 경선 방식이 판세 예측을 어렵게 한다. 대의원 20%(2354명), 당원 30%(3549명), 국민참여선거인단 30%(3549명) 등 총 9452명의 직접 투표에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표로 환산해 20% 반영하도록 돼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투표를 실제로 한 대의원 및 당원, 국민참여선거인단 전체 수의 4분의 1에다 각 후보가 얻은 지지율을 곱해 표로 환산하는 식으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4000명이 투표하고 A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30%를 얻으면 300표가 할당된다.
각 후보 진영은 대의원 투표율은 높겠지만 당원 투표율은 50% 안팎,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율은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 실시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의 투표율은 25.4%였고 이 중 국민참여선거인단은 불과 수십 명 정도만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전체 투표율을 50%로 잡으면 여론조사 결과가 미치는 1, 2위 간 표 차는 200∼300표일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격차는 줄어든다. 결국 대의원과 당원 표가 경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얘기다. 맹 전 의원과 홍 의원 측이 승리를 주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당원협의회장과 대의원 표에선 맹 전 의원이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일반적인 분석. 당원 표의 향배는 오리무중이다. 홍 의원 측은 바닥의 강세를 장담하고 있고, 맹 의원 측도 우세를 주장한다. 오 전 의원 측은 당원들이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승패가 어떻게 나든 세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각 후보 진영의 막판 전략은 결국 ‘당심(黨心) 잡기’로 집중되고 있다. 각자가 확보하고 있는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느냐, 당일 현장 연설에서 부동층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
▽각 후보의 경선 전략=맹 전 의원은 3선 국회의원 직까지 내던지며 당과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준비된 본선필승 후보’, 통합의 정치로 노무현(盧武鉉) 정권의 분열정치에 정면 대결할 수 있는 ‘안정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1일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정견 발표 때까지만 해도 당을 떠났던 오 전 의원을 겨냥해 한때 ‘조강지처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으나 이를 폐기하고 적극적 캠페인으로 전환한 것.
홍 의원은 강한 야성(野性)을 가진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정권 교체도 가능하다며 ‘정권 교체 후보론’과 ‘맞장투사론’을 내걸었다. 지역구가 강북(동대문을)인 그는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강북 민심을 잡아야 한다”며 강북 대의원 당원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자신이라야 열린우리당의 유력 후보인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을 누를 수 있다는 ‘전략후보론’을 펼치고 있다. 이미지 정치와 거품론에 시달려 온 그는 눈덩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진다는 ‘눈덩이론’과, 바람이 강해질수록 풍차는 더욱 빨리 돌면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풍차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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