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재환(趙在煥·57) 사무총장에게 현금 4억 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일 수배된 최낙도(崔洛道·68) 전 의원이 이곳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현장 지휘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관계자는 최 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철저히 막도록 지시했다.
경찰관이 201동 411호의 초인종을 누르자 전모(45·여)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찰관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전 씨가 자포자기한 듯 문을 열었다.
마루와 안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계단을 따라 다락방으로 올라가자 방에 있던 최 씨는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관을 따라 나섰다.
최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전 씨와 함께 24일부터 D오피스텔에서 지냈다. 전 씨는 최 씨를 돕기 위해 이날 D오피스텔을 빌렸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 명세를 추적해 최 씨가 전 씨와 함께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 씨 주변을 탐문해 왔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전 씨의 리오 승용차를 전국 경찰에 긴급 수배했다. 경찰 내부용 수배전단에는 두 사람의 얼굴 사진이 실렸다.
경찰은 D오피스텔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통해 두 사람이 24일 D오피스텔로 이사 온 사실을 27일경 확인했다.
경찰은 최 씨를 상대로 조 총장에게 돈을 건넨 경위와 도피 과정을 조사한 뒤 29일경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 씨는 범인 은닉 혐의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최 씨는 20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조 총장을 만나 사과상자 2개에 나눠 담은 현금 4억 원을 건네고 호텔을 빠져나온 뒤 잠적했다.
서울경찰청으로 압송된 최 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천헌금이 아니라) 당에 공헌하기 위해 특별당비를 냈다”며 “정치자금은 공개적으로 주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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