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봐라. 깜짝 놀랄 결과가 있을 것이다.”(이계안·李啓安 후보 측)
5·31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을 하루 앞둔 1일 두 후보 측은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마지막 표밭 다지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치러진 한나라당 경선이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의 드라마 같은 승리로 끝나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데 반해 열린우리당 경선의 경우 별다른 쟁점이나 변수가 없어 흥행 면에서는 다소 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내가 이긴다”=강 후보 측은 “사실상 승부는 결정이 났다”며 2일 경선 승리 시 현장에서 발표할 후보 수락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오 후보와의 본선 승부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당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이미 오차범위를 벗어나 승세를 굳혔으며 여성 후보에게 20% 가산점을 주는 ‘우대 조항’까지 있어 이변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는 것.
시민후보론을 내세우며 당과 거리를 두는 듯하던 모습을 탈피해 “개인 강금실을 버리고 열린우리당 강금실로 투신하겠다”며 당과의 일체감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보인다”며 이변을 연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3주 전 여론조사에서 1 대 9의 열세였으나 최근에는 4 대 6으로 격차가 크게 줄고 있다”며 “현장에서의 연설로 부동표를 흡수한다면 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가위바위보’론도 이 후보 측이 내놓은 무기. 일찌감치 열린우리당이 가위(강 후보)를 낼 것이라고 알려진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바위(오 후보)로 응수했으니 열린우리당은 보(이 후보)를 내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경선 분위기 안 뜨네…=축제가 돼야 할 서울시장 후보경선을 하루 앞둔 열린우리당과 양 후보 측은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여당의 서울시장 경선이 관심권에서 비켜가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강 후보의 승리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는 인상을 주면서 경선 자체가 박진감을 잃었다”고 푸념했다.
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일정도 흥행에는 악재(惡材). 열린우리당은 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3·30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 법안과 주민소환법 등 지방자치제 개혁 관련 법안 등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서울시장 후보경선이 있더라도 2일의 본회의를 ‘사수’하자고 결의했다.
강 후보 측 관계자는 “참 맥 빠지는 일”이라고 말했고 이 후보 측은 “현장의 역전을 노리려면 많은 대의원이 와 줘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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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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