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 강금실 “목숨걸고…” 보랏빛 戰意

  • 입력 2006년 5월 2일 20시 09분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당선된 강금실 후보가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연합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당선된 강금실 후보가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연합
불과 한 달 전 샛노란 개나리 꽃다발을 받으면서 "즐겁고 신나는 선거를 하고 싶다"며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던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이 달라졌다.

2일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당선된 그는 '호호호'라는 웃음 대신 '죽을 각오'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국민에게 개혁의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강 후보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시대가 부여한 엄중한 사명을 무겁게 느낀다"며 "강금실은 이기는 단 하나의 방법을 알고 있으며 그것은 목숨을 걸고 진심을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사는 자기 삶을 이미 죽음 속에 던지고 생명이 허락된 순간까지 삶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싸운다"며 "자신을 내던지는 순결함으로 투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후보 연설에서도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여 서울을 바꾸고 정치를 바꿔 국민들에게 개혁의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며 "개발에 치중해온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여 하나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강남·북 격차해소, 사람을 위한 개발원칙 고수, 교육과 보육중시 등 7개 항의 본선 슬로건을 제시했다.

▽"30%선 지지도는 안정된 수치"=강 후보가 열린우리당에 영입된 초기만 해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40%~50%에 이르는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금 이 것은 과거지사가 돼버렸다.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할 때부터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20% 포인트 이상의 큰 차이로 오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번 인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이후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과 강 후보 캠프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강 후보 측은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공식 후보가 되는 순간부터 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게 되는 등 지지율 도약의 모멘텀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후보 캠프의 대변인인 오영식(吳泳食) 의원도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게 되는 법이며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강 후보의 30%선 지지도는 조정국면을 거쳐 안정된 수치"라며 "이제 오세훈 후보의 거품이 빠지는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강금실을 돕는 사람들=강 후보를 영입해온 정동영(鄭東泳)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강 후보의 역전승을 일궈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선거대책본부장 김영춘(金榮春) 의원과 오영식 의원 등 2명의 현역 의원만이 지원하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 캠프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민병두(閔丙¤) 의원을 기획담당에, MBC 앵커 출신인 박영선(朴映宣) 의원을 홍보담당에 참여시킬 계획.

또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이계안(李啓安) 의원을 5인의 선거대책위원장 중 한명으로 추대할 생각이다.

당 외 인사로는 현재 공동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광희(趙洸熙) 변호사 외에 강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법무법인 지평의 이병래(李炳來) 변호사가 정책보좌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같이 활동했던 김형태(金亨泰) 차병직(車炳直) 이석태(李錫兌) 조용환(趙庸煥) 변호사 등이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金晧起) 교수 등 10여 명이 강 후보의 싱크탱크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같은 시간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 법안 처리가 예정돼 있는 상황 때문에 맥빠진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2만5000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중 참석자가 1000여명에 그쳤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가 끝난 뒤 오후 4시반경 뒤늦게 투표현장을 찾았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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