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키티맘 ‘5·31’도 바꾼다…25~34세 女투표율 男앞질러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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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심진숙(32·인천 부평구 부개동) 씨는 4월부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 오전 동네 도서관에서 다른 주부들과 모임을 연다. 3월까지는 매주 금요일에만 책과 신문을 읽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지만 최근 모임 횟수가 크게 늘었다.

이 모임의 주 활동 주제는 5·31지방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에 대한 검증이다. 회원 10여 명이 시구의원 후보의 경력과 공약을 분석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심 씨는 또 시구의원 후보들을 찾아 △동네 도서관 신설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을 막을 수 있는 청정한 환경 조성 △학부모 직영 급식 체제 등을 공약에 넣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20대 중반∼30대 중반 기혼 여성인 ‘키티맘’이 이번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키티맘’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의식이 강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특성을 지닌다.

‘키티맘’은 직접 후보로 나서고 있으며 후보의 공약을 좌우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광역자치단체의 예비 여성 후보자 98명 가운데 23.5%인 23명, 기초자치단체의 예비 여성 후보자 416명 가운데 32%인 133명이 키티맘이다. 같은 연령층의 남성이 전체 남성 후보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0.4%, 7.9%에 불과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역대 지방선거의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키티맘 세대의 투표율은 같은 연령대의 남자에 비해 높으며 그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서 25∼29세 투표율은 여자(31.4%)가 남자보다 1.8%포인트, 30∼34세는 여자(43.5%)가 남자보다 6.1%포인트 높았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25∼29세 남녀의 차이가 3.4%포인트, 30∼34세는 7%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역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때도 키티맘 세대의 투표율이 남자보다 높았지만 지방선거에서의 남녀간 차는 컸다. 이는 여성이 동네 일꾼을 뽑는 ‘생활정치’에 남성에 비해 높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이남영(李南永) 교수는 “키티맘 세대의 유권자들은 후보 선택 기준이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라 자신에게 피부로 와 닿는 보육, 육아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키티맘을 사로잡기 위한 각종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후보들은 앞 다퉈 보육시설 확충과 아토피 피부염 유발 환경 척결 등 자녀 양육 문제, 영어캠프 신설과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확충 등 교육 문제, 학교 급식 문제 등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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