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시절 전두환(全斗煥) 정권하에서 시위를 하다 체포돼 즉심에 회부된 대학생들을 줄줄이 석방하고, 1993년 소장 판사들의 ‘사법개혁건의서’를 김덕주(金德柱) 당시 대법원장에게 전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최초의 여성 형사단독 판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법복을 벗은 뒤에는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변호인을 맡았고, 2000년에는 여성 최초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부회장에 선임됐다. 같은 해 벤처기업 컨설팅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지평을 설립해 여성 최초의 법무법인 대표가 됐다.
2003년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과 함께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임명 당시에는 조직 장악력을 의심받기도 했으나 사법개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기간 톡톡 튀는 패션과 언행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강효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서울대 철학과 출신인 김태경 씨를 만나 4년간의 열애 끝에 1984년에 결혼했다. 1988년 김 씨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번역 출판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자 판사 신분으로 남편 구속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강 후보는 김 씨가 사업에 실패하고 거액의 빚을 지게 되자 2000년 합의 이혼했지만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는 김영란(金英蘭) 대법관, 조배숙(趙培淑)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노정혜(盧貞惠) 서울대 연구처장과 고교 동기(경기여고 63회)이기도 하다. 김 대법관, 조 최고위원과는 대학(서울대 법대)도 함께 다녔는데, 이 때 세 사람은 ‘여성 삼총사’로 불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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