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후보 강금실 선출]독해진 康 “목숨걸고…”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1분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진행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강금실 후보가 꽃다발을 받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당원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진행된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강금실 후보가 꽃다발을 받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당원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불과 한 달 전 샛노란 개나리 꽃다발을 받은 뒤 “즐겁고 신나는 선거를 하고 싶다”며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던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이 변했다. 2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당선된 그는 ‘호호호’라는 웃음 대신 ‘죽을 각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이날 경선은 전체 당원 선거인단 2만5100명 중 1207명(4.8%)만이 참가해 당원들로부터도 외면 받은, ‘맥 빠진 잔치’가 되고 말았다.

▽“목숨을 걸겠다”=강 후보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시대가 부여한 엄중한 사명을 무겁게 느낀다”며 “강금실은 이기는 단 하나의 방법을 알고 있으며 그것은 목숨을 걸고 진심을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앞서고 있는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긴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말처럼 쉽겠느냐”면서도 “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후보 연설에서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여 서울을 바꾸고 정치를 바꿔 국민에게 개혁의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며 “개발에 치중해 온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여 하나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북 격차 해소, 사람을 위한 개발 원칙 고수, 교육과 보육 중시 등 7개 항의 본선 슬로건을 제시한 뒤 “정도를 걷는 진정성의 정치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30% 선 지지도는 안정된 수치”=강 후보는 열린우리당에 영입된 초기만 해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40∼50%에 이르는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과거지사다.

오세훈 전 의원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할 때부터 지지율이 급락하더니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강 후보 캠프의 대변인인 오영식(吳泳食) 의원은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는 법이며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강 후보의 30% 선 지지율은 조정 국면을 거쳐 안정된 수치”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 오 후보의 거품이 빠지는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강금실을 돕는 사람들=정동영(鄭東泳)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강 후보의 선거 캠프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무적으로는 선거대책본부장인 김영춘(金榮春) 의원을 비롯해 오영식, 임종석(任鍾晳), 이인영(李仁榮) 의원 등 386 운동권 출신이 주축을 이룬다. 기획담당으로 민병두(閔丙두), 홍보담당으로 박영선(朴映宣) 의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곧 인력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이계안(李啓安) 의원을 5명의 선거대책위원장 중 한 명으로 추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유인태(柳寅泰) 의원을 비롯한 중진의 대거 참여도 예상된다.

당 외 인사로는 조광희(趙洸熙) 변호사가 현재 공동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강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법무법인 지평의 이병래(李炳來) 변호사가 정책보좌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金晧起) 교수 등 10여 명의 학자가 강 후보의 싱크탱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강 후보 본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열린우리당은 가난할 뿐 아니라 물량을 투입하면서 전문화할 역량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확인을 많이 했다”고 말해 대규모 캠프 구성에 회의적인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같은 시간 국회 본회의 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진 탓에 열기가 떨어졌다. 이날 경선 현장에서 실제 투표에 참여한 당원은 1207명, 강 후보의 득표는 842표였다. 그러나 일반당원 투표수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표로 환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총투표수는 4700여 표로 발표됐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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