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민정수석에 전해철, 인사수석에 박남춘

  • 입력 2006년 5월 3일 16시 16분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청와대 비서실의 개편을 단행해 문재인 민정수석의 후임에 전해철(44) 민정비서관을, 김완기 인사수석 후임에 박남춘(48) 인사관리비서관을 각각 임명하기로 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또 이번에 물러나는 황인성 시민사회수석 후임에는 이정호(47) 제도개선비서관이 발탁됐다.

공석 중인 혁신관리수석과 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는 차의환(59) 혁신관리비서관과 김선화(50) 순천향대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주OECD대표부 대사에 권태신(57)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내정했다.

이번 개편의 두드러진 특징은 청와대 비서실의 핵심 포스트에 40대 비서관들을 승진 발탁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실무형' 색채가 강화된 것이다.

이는 임기 후반기에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구상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철학을 꿰뚫고 있는 인사들이 후반기에 참모로 중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임 전해철 민정, 박남춘 인사, 이정호 시민사회, 차의환 혁신관리수석 4명은 모두 청와대 비서관 출신으로 내부 승진 케이스. 외부인사 발탁이나, 이른바 '명망가' 영입 케이스는 한 명도 없다. 또 정치인 출신도 없다.

이들은 해당 수석실의 선임 비서관으로 오래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익혀 업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수석들은 모두 임명장을 받는 날부터 별도의 학습기간이 필요없이 곧바로 수석업무를 볼 수 있는 분들"이이라고 설명했다.

5·31 지방선거와 내년 대선 등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새 청와대 비서실에 정치인 출신이 한명도 없다는 점도 주목할 특징.

청와대가 앞으로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한미 FTA, 양극화 해소 등 노 대통령이 설정한 국정의 주요 어젠더 실현에 집중하겠다는 '뜻'과 함께 '당정 분리'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민정수석=영남, 인사수석=호남' 출신이라는 등식도 깨졌다.

'문재인-박정규-문재인'으로 영남 출신이 맡아오던 민정수석에 기용된 전해철 수석은 전남 목포 출신이며, '정찬용-김완기' 호남 출신이 바통을 이어 받아오던 인사수석에 발탁된 박남춘 수석은 인천 출신이다.

지역 안배보다는 업무를 중심으로 한 '적재적소' 원칙이 적용됐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

새 비서실 수석 및 보좌관 진용 13명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60대는 한명도 없다. 50대가 9명, 40대가 4명이다. 차의환 혁신수석이 59세로 가장 나이가 많고, 전해철 민정수석이 44세로 가장 젊다. 평균 연령은 51.8세.

여성은 김선화 정보과학기술보좌관 1명으로, 올들어 조기숙 전 홍보수석, 박기영 전 보좌관의 퇴진에 따라 수석·보좌관 회의의 '홍일점'이 됐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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