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동영상은 3일 한 누리꾼이 모 여성단체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려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일부 언론의 보도로 확산됐다.
ID ‘놀란가슴’은 ‘박계동 국회의원의 추태’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검색 중 어처구니없는 동영상을 보고 이렇게 올립니다. 이런 국회의원들이 여성을 위한 어떤 법을 연구하겠습니까.”라고 밝히며 51초 분량의 동영상을 해당 사이트에 올렸다.
동영상에는 박 의원이 술집에 앉아 여종업원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의 어깨를 팔로 두르고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박 의원이 젊은 여성의 옷섶을 헤치고 가슴에 손을 넣는 모습도 있다.
박 의원은 맞은편 자리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도 해 합석했던 일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동영상은 박 의원 모르게 ‘몰카’(몰래 카메라)로 제작돼 사생활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엠파스 등 대형 포털 사이트에는 검색 순위 1위에 ‘박계동’이 올랐고 누리꾼들의 의견 글이 쏟아지고 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박 의원의 ‘술집 추태’를 지적하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작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ID ‘hwasikj’는 “술집에서 엉뚱하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제발 국회의원기간 만이라도 의정활동에 전념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wsjang174’는 “룸살롱에 간 것이 자랑은 아니겠지만 무분별한 폭로와 몰카에 대한 비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3일 오전부터 박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접속자들이 폭주해 다운됐다.
이에 관련해 박 의원은 이날 오후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촬영 및 유포한 사람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된 때는 지난 3월 말경 서울시장 후보 영입문제를 논의하러 다닐 때였다”며 “술집도 아닌 공개된 라이브 카페에서 선배들과 만나 2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 약속장소도 내가 정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 옷걸이나 화분이 있었는데 거기다가 카메라를 감추고 몰래 찍은 것 같다”며 “누가 찍었는지는 짐작이 안 간다. 공천 때문에 화난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확실히 누군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자종업원의 가슴에 손을 넣지 않았다. 누군가가 가장 오해를 살만한 내용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 다만 관계 기관 수사에 맡기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우려 된다”고 말했다.
▼ 정치권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에 이어 박 의원도…” ▼
한나라당은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자제하고 있지만, 타 정당에서는 박 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이규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최연희 의원 성추행에 이어 박계동 의원이 보여준 ‘술집 추태’는 한나라당의 뿌리 깊은 성윤리 의식의 마비와 도덕적 타락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영상에 대해 박 의원과 한나라당은 해명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의 정호진 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으로 저질정치의 외연을 넓히더니, 박계동 의원의 ‘추태’ 동영상이 누리꾼들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은 인사들이 다시는 정치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국민소환제 도입을 공론화하자”고 주장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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