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의원 술집 몰카동영상 파문

  • 입력 2006년 5월 4일 03시 05분


한나라당 박계동(朴啓東·사진) 의원이 술자리에서 한 여성과 동석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3일 인터넷을 통해 유포돼 사생활 침해 논란과 함께 유포 경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의원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몰카(몰래카메라)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음이 분명하다”며 “관계 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박 의원이 술집 여종업원으로 보이는 여성의 어깨에 팔을 얹고 끌어당기는 듯한 장면을 담고 있다. 누리꾼 ‘놀란가슴’이 이날 모 여성단체 홈페이지의 ‘딸들의 소리’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총 촬영시간은 알 수 없으나 51초 분량으로 편집됐다.

이 여성단체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이날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에 의해 ‘XXX(인기 여자 가수의 이름)와 국회의원 박계동의 므흣한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유포된 상태다.

문제의 동영상 CD는 2일 언론사 등에도 익명으로 배달됐다. 여기에는 ‘3월 2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H’라는 술집 이름과 술집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일부 인터넷 매체는 박 의원이 여종업원의 가슴을 만졌다고 보도했으나 박 의원은 “몸이 여자와 겹쳐 보이는 순간을 찍은 것을 갖고 내가 가슴을 만졌다고 하는데 가슴을 만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장 영입 활동 차원에서 3차례 청담동에 있는 공개된 카페를 이용한 적이 있다”며 “그 자리에는 나 외에 전직 대통령비서관과 그가 데려온 낯선 사람, 정치권 선배, 전직 공무원 등 4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나는 뒤늦게 합류해 2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는데 그중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을 골라 편집해 악의적으로 유포했다. 문제가 있을 만한 장면이라는 게 팔을 얹은 정도다”며 술자리 추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이규의(李揆義)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또다시 ‘술집 추태’를 벌인 것은 뿌리 깊은 성 윤리의식 마비를 보여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박 의원 술자리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허태열(許泰烈) 사무총장이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