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다르다. 압력의 초점이 자국 국민에 대한 중국의 태도보다는 외국인에 대한 태도에 맞춰져 있다.
누구나 중국 내의 인권이 크게 신장됐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한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업적이 훨씬 더 경이롭고 인상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역시 인류 역사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많은 국민을 빈곤에서 탈출시켰다. 또 표현과 신앙의 자유에 대한 규제, 티베트와 같은 일부 지역 또는 특정인들에 대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난 30여 년간 정치 및 종교적 자유를 크게 향상시켰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새로운 딜레마를 보고 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증대하면서 수단과 이란, 북한, 짐바브웨 같은 나라들에 새로운 인권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중국은 타국 국민의 기초적인 인권과 생존권에는 상관없이 자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번영, 안정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전 세계가 다르푸르 집단 학살을 성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수단 정부를 압박하기보다는 석유에 대한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데 더욱 관심을 보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수단 압박이 지지부진한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또 석유 같은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나 이란 강경 정권과도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엔의 노력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이런 태도 때문이다.
물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중국만이 아니다. 공정한 미국인이라면 미국 역시 자국의 석유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 일부 국가에 대해 평범한 인권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수긍할 것이다. 그렇긴 해도 미국은 중국처럼 수단과 같은 집단 학살 정권이나 이란과 같은 테러 지원국, 무가베 대통령과 같은 아프리카 독재자와 더는 긴밀한 관계를 갖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정치세력들이 현재 가장 큰 관심을 쏟아 붓고 있는 이슈는 탈북 난민들에 대한 중국의 태도이다. 탈북 난민들은 경제적 난민에 더 가깝다는 이유로 보통 색출된 뒤 그 자리에서 바로 북한으로 송환된다. 많은 북한 난민이 영양실조와 다른 경제적 이유 때문에 자기 나라를 떠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또한 그들은 한번 북송되면 강제노동수용소에 가거나 그보다 더 못한 곳으로 끌려가기 때문에 김정일(金正日)을 몹시 두려워한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 인권정책을 놓고 자주 의견을 달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의 중요성만큼은 대체적으로 공감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중국의 태도는 좀 냉혹하며 국제 난민 원칙에도 위배된다.
중국의 최근 행보는 힘 있는 국가로 자처하면서 합당한 대접을 받기 원하는 현대적 국가의 행동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고 있다. 중국이 그런 대접을 원한다면 세상에서 제일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보호와 적절한 대우를 제공해야 한다. 중국 지도자들에게는 지금이 한 걸음 더 도약할 결심을 내릴 시간이다. 그리고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가 일부 위험에 처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주의를 집중시키도록 해야 한다. 나는 한국도 그러기를 희망한다.
마이클 오핸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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