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DJ방북 실무접촉 16일 금강산서

  • 입력 2006년 5월 6일 03시 02분


남북한은 16일부터 금강산에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일정과 형식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하기로 했다. 5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장관급회담의 북측 단장인 권호웅(權浩雄) 내각 책임참사는 이날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16일부터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하자’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김 전 대통령 측이 6월 방북을 원했고, 지난달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이에 동의했기 때문에 6월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실무접촉에서 DJ의 방북과 연계시켜 남측에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6월 방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우선 DJ의 희망인 ‘경의선 철도를 이용한 방문’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실무접촉에서 경의선 철도 이용 여부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 4일 개성에서 열렸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경의선 철도 시험운행의 대가로 경공업 원자재 지원 등 무리한 요구를 해 협상이 결렬된 점에 비춰 DJ 방북 실무접촉에서도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북측은 이번 경협위 실무접촉에서 “철도 운행을 위한 군사 보장 조치를 위해 군부를 움직일 명분이 필요하다”며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정부는 DJ의 경의선 철도를 이용한 방북에 매달리지 않을 방침이다. 이 장관은 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경의선 철도를 이용한 방북이) 절대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무접촉에선 DJ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 논의할 의제를 조율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장관은 “북측과 의제를 조율할 필요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DJ와 김 위원장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DJ와 김 위원장이 만나 6자회담 복귀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무접촉을 하며 서로의 관심사를 교환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의제는 주로 ‘북핵 문제 및 북측의 6자회담 복귀’와 ‘김 위원장의 답방’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두 사람은 2000년 6·15정상회담에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에 대해서도 비공식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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