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김창기) 초청 토론회에 나와 "선거가 가까운 시기에 개헌 논의를 시작하면 정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블랙홀'처럼 모든 문제가 거기에 빨려 들어가 오로지 개헌문제만 갖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2008년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가 맞아 들어가고, 2012년에는 같은 해에 대선과 의원선거(총선)가 있는 걸로 알고 있으며 주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그때가 참 좋은 시기"라면서 "각 정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심판을 받고 총선이 끝난 뒤 추진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적은 있으나 개헌 추진시기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또 국가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 정부를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좌파 신자유주의'가 무슨 말이냐. 나는 지금도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왼쪽 깜빡이 켜고 우측으로 가겠다'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은 문제점이 많긴 하지만 노 대통령이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좌파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런데 기업규제를 엄격히 하고 큰 정부를 지향하며 성장보다 분배로 가려는 등 여러 가지로 볼 때 좌파로 가고 있다"면서 "(이 정권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정권"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어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와 관련해 "생존권 차원이 아니라 미군철수를 원하는 단체들이나 반미단체의 시위로 변질됐다"면서 "미군 철수하면 안 된다는 분명한 입장 아래 원칙을 갖고 정부가 주민을 잘 설득하려는 노력이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시위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엄격히 대응했어야 하며, 정부가 법 집행 제대로 할 의지가 있었다면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저출산 문제의 원인 및 해법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에 원인이 있다. 너무 경제가 오래 침체되고 일자리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 키울 엄두가 안나는 것이다"며 "교육문제 붕괴되고 사교육비 증가로 겁이 나서 제대로 교육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권 도전 발표 시점에 대해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에 7월에 전당대회가 있을 것 같은데 (대표직) 끝나고 나서 적당한 시점에 내 마음을 정리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위해 힘을 합하는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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