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정부가 개성공단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묻자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이 당국자는 “경제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찾는 동시에 군사분계선과 인접한 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꿔 가는 한편 장기적으로 보면 통일의 주춧돌을 놓는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화해협력 정책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땀 흘린 만큼 대가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말라’는 미국의 대북(對北)정책 기조와도 맞아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대북인권특사는 최근 신문 기고 등을 통해 한 달에 57.5달러 수준인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지적하며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개성공단이 북한으로의 전략물자 반출 창구가 될 것을 우려해 컴퓨터 등 첨단 물자의 반출에 철저한 통제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런 태도에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을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상징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성공단의 성공을 위해 최대한 공을 들일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정부와 한국토지공사 측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성공단에 대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시범단지와 마찬가지로 1단계 100만 평의 분양 대상은 중소기업이 위주가 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기업과 외국 기업의 참여를 통해 공단의 안정적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관계자는 “대기업에 참여의 문호를 열어 둔 것은 사실이지만 참여를 독려한 적은 없다”며 “시범단지 2만8000평과 본단지 1단계 1차 5만 평을 분양할 당시 입주희망 중소기업의 경쟁률이 각각 16 대 1과 4 대 1을 기록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통일부는 1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당정 협의를 열어 6월부터 본단지 1단계 2차 58만 평에 대해 분양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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