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
“수도권 호남 표심 잡기 전력투구, 5·18때 黨지도부와 광주갈 생각”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큰 격차로 뒤지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호남표 결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선거 캠프에서는 “31일 선거일까지 관건은 호남표다. 지금은 호남표가 사분오열됐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강 후보로 재결집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면 선거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으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 후보 측은 강 후보와 DJ의 면담 때 “DJ가 방북하면 경평(서울-평양)축구의 재개를 북측에 요청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강 후보는 재래시장, 보육시설 등 서민의 생활 현장을 방문할 때는 DJ정부에서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선숙(朴仙淑)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동행하도록 하고 있다.
‘우아한 보라색’ 이미지를 탈피해 서민으로서의 면모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서울 종로구 돈의동의 ‘쪽방집’ 방문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올린 것이 대표적 예다.
이 동영상은 강 후보가 쪽방집에 들어가 주인과 대화하다가 눈물을 훔치는, ‘연출되지 않은’ 장면을 한 방송사 카메라가 비좁은 방문 틈새로 찍은 장면이다.
강 후보는 맞춤형 육아지원서비스, 서울 강남북의 교육격차 해소 등 소외된 약자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을 우선순위에 올렸다.
맞춤형 육아지원서비스는 전업 주부들을 위한 육아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5개 보건소에 인력을 지원해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과 일대일 보육 상담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주민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따지는 반응성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교에 방과후 예체능, 창의력 향상, 외국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구마다 ‘거점 명문고’를 육성하는 내용의 교육 공약도 반응성이 좋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재정조달 방안의 구체성 등을 따지는 실현성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4년간 예산 절감, 체납 징수 강화 등으로 4조 원의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여성 관련 공약은 실현시키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지자체들마다 청계천 따라하기…서울의 상징성이란 바로 이런것”
13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의회발전연구회 매니페스토연구팀의 공약평가 인터뷰에 참석한 오세훈 후보는 연일 강행되는 일정 때문인지 다소 피곤해 보였다. 최근 몸무게가 6∼7kg 빠졌다고 한다.
그가 제시한 3대 공약 중에서는 ‘교육 균형’에 대한 평가가 낮았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저마다 교육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 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뿐이라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강금실 후보가 ‘교육 시장(市長)’을 표방해 선거전략상 어쩔 수 없이 3순위로 바꿨지만 사실 1순위로 놓고 싶었던 공약”이라고 집착을 보였다.
오 후보는 공식적인 모습만 보여 주는 TV토론과 달리 이날 인터뷰에선 자신의 부족한 점도 털어놓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전직 서울시 고위 간부에게서 하루 2∼3시간씩 ‘정책 과외’를 받고 있고 그것이 정책에 대한 식견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제가 학습능력이 떨어지지는 않는 편이지만 탄탄하게 뒷받침해 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어떻게 단시일 안에 이런 공약을 내겠습니까. 낮에는 뛰고 밤에는 공부하죠.”
‘환경 일류 도시’ 공약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공약의 세부 과제로 제시한 ‘노후 차 폐차 프로그램’이 오 후보는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그는 “이는 ‘차 오래 타기’ 운동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경유차 중 10년 이상 된 화물차는 대책이 없을 정도로 매연을 내뿜고 있다. 이런 노후 차 1대를 폐차하면 차 10대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종 토론회나 인터뷰에서 ‘문화 서울’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 국가적 브랜드가 절실히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그 이미지를 만들 곳은 서울밖에 없다”며 “퇴근 후 소주 한잔 하고 노래방 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과 연인들이 손잡고 거리, 공원, 공연장 등을 편안히 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다시 실시한 평가 결과 그의 공약은 대체로 항목당 1, 2점씩 점수가 올랐다. 서면 준비가 충실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공약 내용을 비교적 잘 숙지하고 있다는 것이 평가단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민주당 박주선 후보▼
임대주택 10만호 건설
박 후보는 이번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듬직한 서울시장 후보’를 외친다. 유력 후보인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가 40대임을 겨냥한 것이다.
‘3번 구속, 3번 무죄’의 역경을 겪은 박 후보는 “대학도 삼수, 죽음의 고비를 넘긴 것도 3번, 기호도 3번”이라고 강조한다.
박 후보는 2010년까지 임대주택 10만 호를 공급해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를 책임지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또한 강북의 우수 고교를 지원하고 자립형사립고를 세워 강남북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
버스 완전공영제 실시
힘들긴 하지만 TV토론회는 현재 3% 선인 여론조사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무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 최연소 최고위원, 대변인을 거치면서 쌓은 토론 기술과 말솜씨가 상당한 수준이다.
그는 “투쟁하는 선거를 하겠다”, “우리 삶에서 자본주의를 한 가닥씩 떼어내야 한다”는 등 민노당의 강성 노선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요 공약으로는 서울시 사업예산 10%의 편성 권한을 주민들에게 배분하는 ‘주민 참여 예산제’와 구청별 임대주택 쿼터제, 아파트 원가 공개 등을 내세웠다. 버스완전공영제와 공공주치의제 등 공공복지도 강조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국민중심당 임웅균 후보▼
한강에 레저타운 조성
그러나 ‘테너 임웅균’ 하면 많은 사람은 대중가수들과 화음을 맞춰 가요를 클래식처럼 부르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서민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시민·구민회관 행사에만 1200회나 출연했다.
그는 “지능지수(IQ) 시대가 한참 전에 지났지만 행정가들은 변화하지 못했다. 음악가다운 감성지수(EQ)로 승부하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임 후보의 노트에는 틈틈이 적어 놓은 서울시 정책 구상 1000여 건이 빼곡히 들어 있다. 동대문운동장을 미국의 브로드웨이 같은 ‘멀티아트센터’로 변환시키고, 가족오락장 골프장 유람선극장 등을 포함한 한강 레저 테마파크 라인을 조성하겠다는 것 등 다양하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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